눈물로 약속한 공간 영도대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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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10.05 15:21
눈물로 약속한 공간 영도대교
영도다리 난간에 수없이 펄럭이던 저마다의 사연은 사라진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눈가가 젖어오는 사람들.
전쟁통에 가족과 생이별할 때 무조건 살아남아 영도다리에서 꼭 만나자고 눈물로 약속했던 공간.
영도대교라고 쓰고 영도다리라고 읽는다.
영도대교는 중구와 영도구를 연결하는 다리로, 일제 강점기에 지어졌다. 일제는 물자수탈의 기지 역할을 했던 부산항과 그 앞에 있던 섬 영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했다. 1934년, 부산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가 개통되던 날 영도대교 앞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구경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. 다리 상판 한쪽을 들어 올려 배가 지나다닐 수 있게 만든 영도대교는 영도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세 살 애기들도 다 아는 전국적인 명물이 되었다.
한국전쟁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자 모여든 곳 또한 영도대교다. 피난민들이 유일하게 알고 있던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는 이별 후 재회를 위한 약속의 장소가 되었다. 헤어진 가족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심정이 누런 종이 위에, 찢어진 천 위에 새겨져 영도다리 난간을 빼곡히 채웠다. 누군가에게는 재회의 기쁨을, 누군가에게는 피맺힌 원망을 안겨주었을 영도대교. 살았는지 죽었는지 속 시원히 듣고 싶어 찾아간 점쟁이들이 그나마 피난민들에는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.
[출처]비짓부산,https://www.visitbusan.net/